천년만년 살 것처럼- -

신현거논설위원

고희(古稀), 희수(喜壽) 다 지나고 산수(傘壽)의 나이에도 언제 어디로 갈 곳도 모르고 살면서 제발 아는 척 나서서 설치지 마오. 태어날 때 빈손으로 이 세상(世上)에 왔으면서 저 세상(世上) 갈 때 또 무엇을 갖고 간다고. 갈 때 입고 갈 수의(壽衣)에 주머니도 없는데, 천년(千年)이나 만년(萬年)이나 살 것처럼 제발 욕심(慾心)일랑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재물(財物)을 가졌다 해도 갈 때는 ‘토큰’ 한입 못 가져갈 인생(人生)인데, 쓰다 남은 것 있으면 적선(積善)이나 하고 가오. 무엇이나 이기려고 기(氣) 쓰지 말고 그저 그저 바보처럼 저 주시구려. 당신은 훌륭하고 나는 부족(不足)해 자숙(自肅)하고 겸손(謙遜)하게 지나시구려.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主張)만 하지 말고 남의 의견(意見) 경청(傾聽)하고 긍정(肯定)하면서 절대로 각(角)을 세워서 살지를 말고 항상 남의 일은 칭찬(稱讚)만 하고 기쁜 소리 즐거운 소리 아끼지 말며 절대(絶對)로 남의 허물일랑 접(接)어 두구려.

이 세상(世上)이 자기(自己) 위해 생긴 줄 착각(錯角)하고 유아독존(唯我獨尊) 잘난 체 걸치는 사람도, 올챙이 때 도움 받아 개구리가 되었는데 도움 받은 은인(恩人)을 헌신짝 버리듯이 입신(立身) 위해 배신(背信)하는 개보다 못한 이도 내 의견(意見) 대변(代辯)하라 선출(選出)해 주었더니 자기(自己) 한 몸 영달(榮達)코저 순진(純眞)한 구민(區民)에게 구민(區民) 위해 희생(犧牲)한다 거짓말 하면서 철새같이 옮겨다니는 철학(哲學) 없는 정치인(政治人)도,,

자기(自己) 이익(利益) 있는 곳엔 사냥개처럼 날세고 불익(不益)이 있을 곳은 솔개같이 사라지는 약삭빠르게 살아가는 얌채 같은 인간(人間)도, 자기(自己)보다 강한 자엔 비굴(卑屈)하게 약하고 자기보다 약한 자엔 잔인(殘忍)하게 강한 인간도 자기보다 잘 나가면 배 아파서 못 견디어 온갖 심술 다부리는 놀부 같은 인간도 자기(自己)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不倫)”이라는 아전인수(我田引水)로 행동(行動)하는 덜 익은 인간도,,

매관(賣官) 매직(賣職), 세도(稅盜), 횡령(橫領), 뇌물(賂物), 온갖 부정(不正)으로 남 눈 속여 감쪽같이 축재(蓄財)하여 살면서, 잠 않자고 고생(苦生)하여 적재(積財)한 사람처럼 자기 양심(良心) 속이면서 떵떵거리면서 생활(生活)하는 가면(假面)쓰고 살아가는 부정(不正)한 인간(人間)도 자기 배부르면 남 배 고품 모르고 자기(自己) 몸 따뜻하면 남 추위 외면(外面)하는 금수(禽獸)같이 살아가는 불쌍한 인간도,,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칼을 가는 겉과 속 다른 표리(表裏)있는 인간(人間)도, 모두 모두 다 밉다말고 떡 한 개 더 주고 그저 다 맹인(盲人)처럼 안 보이는 척 하이소.

콩 심은데 쌀 나온다고 우겨대도 때로는 아는 것도 모르는 체 하면서 언제나 바보처럼 지나시구려. 친구(親舊)는 만났을 때 존경(尊敬)을 하고 친구가 없을 때는 칭찬(稱讚)만 하오. 친구(親舊)가 어려울 때 도와 주구려.
남들이 앞서라고 강권(强勸)을 해도 언제나 양보(讓步)하며 뒤 따라가오. 주책(誅責)없이 번지(番地)도 모르고 설치지 말고 일지감치 편안하게 벤취에 기대 앉아 힘차게 소리내어 박수(拍手)나 쳐 주시구려.
갈 때 아니 갈 곳 구분(區分)해서 행동(行動)하고 젊은 후진(後進)에게 희망(希望)을 안겨주고 언제나 한거름 물러서서 양보(讓步)하는 것이 멋있는 늙은이에 모습(模襲)이라오.

세상사(世上事)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하지 않았소. 지나간 영광(榮光)일랑 다 묻어 두고 빛 바랜 제 자랑일랑 하지를 마오. 덤으로 살아가는 그 나이에 분별(分別)없이 무리하게 몸부림쳐봐도 나래는 뜻대로 피어지지 아니하오. 뜻대로 안 된다고 불평(不平)만 하지 말고 모든 것에 감사(感謝)하는 늙은이가 되시구려.
앞만 쳐다보고 가지를 말고 옆도 주위(周圍)도 두루 살피면서 때로는 정지(停止)해서 뒤 돌아보소. 위만 보고 사노라면 항시(恒時) 불만이고 밑만 보고 살아보면 언제나 행복(幸福)하오.
남아 있는 삶에는 적선(積善)만 하고 남을 위해 봉사(奉仕)하는 즐거운 생활로 가족(家族)과 이웃 그리고 친구(親舊)들과 격의(隔意) 없이 편안(便安)하게 잘 어울리는 멋 있고 품위(品位) 있는 늙은이가 되시구려.

광활(廣闊)한 바다는 자원(資源)의 보고(寶庫), 초지일관(初志一貫) 척양(斥洋) 보국(保國), 실처(實踐)하면서 의리(義理), 정의(精義) 뱃사람 수칙(守則) 잊지 말고 삼강오륜(三綱五倫) 인간(人間) 윤리(倫理) 지켜가면서 항상 안동선비 정신(精神) 잊지를 마오.

자식에게 물려주는 재물(財物)보다는 아버지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에 떳떳이 자랑하며 대답할 수 있는 그보다 더 크고 값진 유산(遺産)은 없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