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거 논설위원

인간사의 모든 출발은 나로부터 시작합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남도 소중히 여길 줄 압니다. 나 개인으로부터 시작하여 내 가정, 내 학교, 내 직장, 우리 사회를 올바르고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잠깐만 내 자신을 생각해 봅시다.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다고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린다거나 침을 뱉는 일, 가정에서 쓰레기를 지정된 장소를 벗어나 함부로 버린 적은 없는지? 바쁘다고 버스나 전철을 탈 때, 새치기를 하거나 자리를 잡으려고 승객이 내리기도 전에 밀치고 들어간 적은 없는지? 그리고 승용차를 몰고 시내나 고속도로를 주행하면서 무차별 끼어들기나 새치기를 하여 교통질서를 위반하거나 교통사고의 위험을 초래케 한 적은 없는지?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개인의 가치와 존엄성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이지만, 그러나 그런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칙과 약속이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책무와 도덕을 저버린다면 스스로의 가치와 존엄성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현실생활에서 자신이 무엇부터 바뀌어야 할 것인가와, 일상생활 속에서 고쳐야 할 것에 대한 과제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이웃 간에 따뜻한 정을 나누고, 서로 돕는 것이 우리의 살아가는 미덕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주택가에서는 한 뼘도 안 되는 담장 때문에 이웃 간에 싸움이 일어나고, 아파트(apartment house) 밀집지역에서는 옆집과 인사도 없이 지내는 것이 보통입니다. 무심한 이웃의 표정이, 바로 자신의 얼굴인 것입니다.

  또한 무분별한 과소비는 개인의 욕구충족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릇된 소비풍조를 조장하여 서비스(service)와 향락산업의 비정상적 비대화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리고 경제구조를 왜곡시켜 경제불황 및 쇠태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일생동안 자기 자신과 자기 가족만을 위하여 살아간다면 얼마나 삭막한 세상이 될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우리가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은 큰 보람이며 기쁨입니다.

  외국에 나가서도 내가 잘하면 한국인 전체가 훌륭한 한국인이 되고, 내가 잘못하면 모두 추한 한국인이 됩니다. 물의를 빚고 있는 관광객의 과소비 행태와 태국에서의 곰 밀도살 사건은 우리 모두를 추한 한국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우리 동족인 중국의 조선족을 상대로 한 취업 등을 핑계로 한 사기 행각은 우리를 너무나 슬프게 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건강한 사회, 빛나는 조국을 유지․발전할 수 있도록 나 자신부터 변화해야 합니다.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진정 용기 있는 사람이며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한국인입니다.